임쌤의 영어 때려잡기

  • 등록 2006.07.31 20:08:24
  • 조회수 1009
크게보기

영어, 다시 깔보기(12)


이제 드디어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나 봅니다.

(노파심에 혹시나 해서 물어 보는데, 임쌤, 행여나 이것을 영어로 바꿔라는 건 아니겠죠?)

 Bingo! 아니 그걸 도대체 어떻게 아셨어요? You are a mind reader! 이젠 아예 제 마음을 송두리째 읽어버리시는군요. 독심술가가 따로 없다니깐.

(여보쇼, 아무리 좋은 거라도 정도껏 해야지, 이건 너무 하잖여. 하다못해 단어정도라도 알려줘야 할 거 아녀유.)

장마는 영어로 rainy season입니다.

(아, 고놈만 가지고 된다면야 내가 뭘 아쉬운 소리를 하겠어요? '드디어'나  '본격적인'은 영어로 뭐래요?)

그런 건 몰라도 됩니다. 모르는 건 말 안해도 상관 없으니까요.

(최근에 배운 한국어를 사용해서 임쌤을 나타내자면 말 그대로 귀찮이스트로구먼.)
 
고러췌! You got it!

한국인들이 외국인을 만나 영어로 대화하려고 할 때, 많은 경우에 한 가지를 착각하는 게 있습니다. 그것은, 내 앞의 외국인이 내가 말하려는 것을 마치 화면을 들여다 보듯이 환하게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틀렸다고 비웃을 거 같고 저렇게 말하면 이해를 못 할 거 같다는 걱정이 너무 앞서다 보니 심리적으로 그런 불안감을 맛보게 됩니다. 

전에도 한 번 말했지만, native speaker들이 권총을 숨기고 있다가, 한국인들이 틀린 영어를 했을 때 쏠지도 모른다는 생각일랑 허덜덜덜 말라고 했었죠? 

내 앞의 native speaker는 내가 영어로 뭐라고 말할 지는 꿈에도 모릅니다. 아니 무슨 귀신을 만났나요?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mind reader라도 된답니까? 내가 입 밖으로 말을 꺼내지 않으면 그들은 절대로 모릅니다. 내가 자신 없고 잘 모르는 부분을 빼버린다해도 그들이 어떻게 안 단 말입니까? 

'하, 이 사람이 이 부분을 자신있게 말 할 수 없으니까 슬쩍 빼고 말하는군.' 

이렇게 비웃을 거 같습니까? 그렇다면 평생 입 다물고 있으면 됩니다. 사서 고생할 필요 없겠죠? 

Let's go back to the start. ( 처음으로 돌아가 볼까요?)
What do we have? (뭐였었죠?)
Oh, that! (아, 그거!)
"Rainy season is over and it is summer now!"
(이제 드디어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나 봅니다.) 
What do you think? (어떻습니까?)

아직도 '드디어'나  '본격적인'이라는 단어들에게 일말의 죄의식을 느끼시나요? 그럴 시간이 있다면 차라리 'What do you think?'나 한 번 더 들여다 보시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 보는데 'What do you think?'라고 말합니다. 'How do you think?'가 아니라는 점을 눈여겨 두시기 바랍니다. 

전에, '혹시 저 아시나요?'를 영어로 'Do I know you?'라고 한다고 말했었는데 기억나시겠죠? 틀림없이 영어로 이렇게 말할 거 같은데 영 아니더라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비슷한 경우에 이런 것도 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우리는 축구를 했다,'도 영어로 'Rain or shine, we played soccer,'라고 합니다.

약간 다른 경우입니다만, 참고삼아 하나 더 해볼까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한 번 해보자!'를 영어로 'Sink or swim, let's give it a try!'라고 합니다. 'let's give it a try'는 'let's try'와 같은 뜻인데 약간 더 강조된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좀 연하게 음식을 가지고 얘기하는데, 걔네들은 물에 빠져 죽든(sink), 수영해서 살아 남든(swim) 해보자고 하니 비장감이 느껴지네요. 무서버라. 

영어를 틀 속에 집어 넣으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영어만이 아니고 다른 언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연하게 생각하고 내게 편리하게금 뜯어 고치세요. 그러다 보면 점점 흥미도 더 생기고 영어가 내게 들어올 때도 다소곳이 그야말로 유연하게 들어온답니다. (너무 뻥깠나?)

아무튼 영어가 말랑말랑해지는 그 순간까지 우리의 공략은 계속됩니다.               
       

임주선 기자 immjsmike@hanmail.net
ⓒ 한국기자연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천광역시 부평구 부평4동 431-51 3층|Tel 032)435-2585|Fax 032)522-8833 | 제호:한국기자연대 |창간·발행일:2006-3-9|등록번호:인천 아 000005|등록일:2006-3-24 | 발행·편집인:조동옥|편집국장:공석|청소년보호책임자:백형태 Copyright(c) 2006 한국기자연대 All rights reserved. webmaster@csojournal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