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더욱 더 깔보기
(임쌤, 궁금해서 그러는데, 영어에도 복날이란 말이 있나요? 요즘처럼 계속 더웠다간 돌아버릴 것 같아요.)
아이구, 얼마나 더웠으면 질문을 먼저 다 하시고. (혹시 진짜 돌아버렸나?) 아무튼, 영어에 관해서 궁금하다고 먼저 질문을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벌써 중복을 넘겼으니 살인적인 더위에 몸 축나지 않게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맞습니다. 영어에도 복날이란 단어가 있습니다. dog days라고 한답니다.
(모라꼬요? dog days? 아니, 그러면 갸들도 개를 먹....... 아니지. 보신탕을 드시나?)
하하하,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보신탕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구요, 날씨가 더우면 개들이 혀를 빼물고 헉헉거리니까 그럴 정도로 덥다는 의미입니다. 우리처럼 초복, 중복, 말복 이런 식으로 날짜를 따지는 게 아니라 그 정도로 더운 날들이란 뜻밖에 없습니다. 보신탕 먹었다가 브리짙 바르도에게 무슨 곤욕을 치를려고요? (혹시 그녀도 몰래 먹었다가 배탈이 나서 그 이후로 더더욱 싫어하는 건 아닐까? 소주를 곁들였어야지, 아마 포도주를 마시며 먹었기 때문에 음식궁합이 안 맞았을 수도 있지........)
개같은 동물들은 땀샘이 없어서 괴로워하지만, 우리 인간들은 거기에 비하면 정말 하늘의 축복을 받은 것인지 sweat(땀)만 흘리면 온도 조절이 되고 또 그 sweat을 물로 씻어내기만 하면 기분이 상쾌해지니 기쁨 두 배! Look on the bright side! 이젠 잘 아시죠?
지금이야 개들이 애완동물로서, 특히 서양에서는 가족 내지는 아예 상전으로서 군림하지만 예전에는 다른 동물들처럼 별볼일 없는 존재였습니다. 물론 사냥개라든지 인간에게 필요한 뭔가를 제공할 수 있었던 개들을 빼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랬던 건지, 영어에서도 개에 관한 표현들은 별로 긍적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 표현들을 보실까요?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
- Every dog has his day.
별볼일 없는 개일 망정 언젠가는 자기의 날(최고의 시기)이 올 거라는 뜻
이런 험악한 세상에서는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해!
- You should do your best in this dog-eat-dog world!
개가 개를 잡아먹는 세상! 무시라!
이런 표현도 있습니다.
My dictionary has a lot of dog-eared pages.
개의 귀(dog-ear)처럼 접혀진(dog-eared) page라니 얼마나 오랜 기간 사전을 열심히 뒤적였으면 그렇게 됐을까요? 그나마 약간은 귀염성도 보이는 표현이네요?
사전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나중에 시간 여유가 있으면 사전에서 do, have, get, take 등등 영어의 최고 기본 단어들을 찾아 뜻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읽고 모조리 외우라는 게 아니고 그 뜻들의 범위가 어디서 어디까지 변화하는지 한 번 가늠해 보라는 겁니다. 가능하면 중간중간의 예문까지 살펴본다면 금상첨화죠! 절대 외우려고 머리를 쥐어 뜯지 마시고 대충만이라도 훑어 보시라는 겁니다. 후회 안 하실 걸요? 이런 advice를 실천하신 분들이 나중에 제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영어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요. Believe it or not. 믿거나 말거나.
임주선 기자
immjsmik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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