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쌤의 영어 때려잡기

  • 등록 2006.08.03 22:28:43
  • 조회수 895
크게보기

영어, 무참히 깔보기(15)


오늘은 condition이 별로 좋지 않거나 피곤하신 분들은 이걸 읽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머리가 더 아파질지도 모릅니다. 저 때문에 다른 사람이 down되는 걸 보는 게 영 내키지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어떤 분들은 화를 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건 제 책임이 아닙니다. 전 분명 미리 말했습니다. 읽을 기분이 아니면 읽지마시라고. 그냥 읽으시는 분들도  가볍게 넘어가시기 바랍니다.

우선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텔레비전은 어느 나라 말일까요?
한국어입니다.
외래어죠?
차용어도 한국어입니다. 형법 36조 2항에 분명히 없습니다.

텔레비전의 어감을 한 번 다시 음미해 보시죠. 순수한 한국어라는 느낌이 드십니까? Far from it! 이렇게 한국어라고 규정을 해놨는데도 느낌이 전혀 아닙니다. 

혹시 tycoon이라는 영어단어를 아시는지요? 대부호 또는 거상이란 뜻이라구요? Perfect! 와, 대단하십니다. 칭찬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tycoon은, '대군'의 일본어 발음 '다이꾼'이 영어로 건너간 단어라는 것도 아시는지? 아마 아실 겁니다. tycoon이란 단어를 알 정도면 그것도 아실 거 같네요.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아마 짐작하실 겁니다. tycoon이란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언뜻 들으면 그 단어는 영어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여러번 들어보면 어감이 약간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처음 들었을 때부터 영어가 아니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그 사람은 전문가적인 분석력이 있다고 해도 과장은 아닐 듯 싶네요. 

영어는 이렇게 다른 나라말이 섞여도 마치 원래 영어였던 것처럼 들립니다. 우리말에는 다른 나라말이 섞이면 옆에서 총을 겨누며 강요를 해도 아닌 건 아니 것처럼 들립니다. 

영어에는 원래부터 다른 나라말들이 너무 많이 섞여 있어서, 다른 외국어가 끼어 들어도 별로 티가 나지 않습니다. 흙탕물에 맑은 물 한 방울 떨어져봐야 그대로 흙탕물인 격입니다. 한국어에는 외국어가 끼어들면 금방 티가 납니다. 맑은 물에 흙탕물이 튀면 바로 티가 나죠? 이렇게 맑은 물 언어를 쓰는 한국인들이 흙탕물 언어인 영어를 익히려다보니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사람마다 제각기 언어를 받아들이는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극소수의 어떤 한국인들은 영어를 별로 큰 고통 없이 익히는 반면,  대부분의 한국인들에게는 영어가 마치 사약보다 더 지독한 극한의 그 무엇인 것 같은 존재입니다. 

자신이 영어를 잘 못한다고 낙심하는 분들이 주위에 꽤 많습니다. 자신은 아마 영어에 소질이 없나보다고 단정하시는 분이 행여라도 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하시라는 겁니다. 영어가 수준 높은 언어라서 어려운 것이 결코 결코 아닙니다. 정 반대로, 수준이 너무 낮아서 (흙탕물 언어라서)  1급수 언어를 마시며 살아왔던 한국인들이 마시다가 배탈이 난 것일 뿐입니다. 영어가 마치 천상의 언어인양 미화하는 일부 기득권층들이 주위에 쳐놓은 집단 최면에 걸려, 자신을 격하시키는 일부 한국인들을 보면 이 임쌤의 가슴은 갈갈이 찢어진답니다. 

절대로 영어를 하늘처럼 높이 받들며 배우지 마십시오. 발 아래 깔고 뭉개세요. 짓밟아버리세요. 제발 제발. 당신이 영어를 발 아래 짓밟고 우뚝 선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영어에 무슨 한이 맺혔길레 그렇게 과격하게 나오냐구요? 우리 한국인들이 지금 이 순간까지도 영어의 구둣발에 채여 신음하는 걸 보고 있으면 그 정도는 과격도 아니죠. 학생들은 영어 앞에서 숨도 한 번 제대로 쉬지 못하고 십수년씩 진이 빠질대로 빠져서, 무슨 뭐 창의력? 창의력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나 말리지마! 오늘 내, 할 소리 못 할 소리 다 하고 말껴!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흥분했나봐요. 어린 나이에, 영어 하나 때문에 이 삼복 더위에도 할 짓, 못할 짓 다 해야만 하는 우리 학생들의 현실이 너무 불쌍해서 울분을 참지 못했습니다. 그러게, 영어를 신주단지 모시듯 벌벌 떨며 하늘 높이 떠받들지 마라니까 내 말을 안 듣고 끝내 고생만 하더라니까..........  

더 흥분했다가는 무슨 말을 들을지 몰라 이만 접어야겠습니다. 선생이란 사람이 오히려 교육을 망치기로 작정했냐고 비난할지도 모르겠네요.
 
속도 모르면서.......  하지만 저도 영어를 가르치는 한 사람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속죄하는 심정으로라도 앞으로 더 열심히 가르치고 더 자주 글 올리겠습니다. 이런 글은 올리지 마라구요? 알았어유. 안녕히 계셔유.          
임주선 기자 immjsmike@hanmail.net
ⓒ 한국기자연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천광역시 부평구 부평4동 431-51 3층|Tel 032)435-2585|Fax 032)522-8833 | 제호:한국기자연대 |창간·발행일:2006-3-9|등록번호:인천 아 000005|등록일:2006-3-24 | 발행·편집인:조동옥|편집국장:공석|청소년보호책임자:백형태 Copyright(c) 2006 한국기자연대 All rights reserved. webmaster@csojournal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