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끝끝내 깔보기(19)
전에 냈던 문제, '만원짜리 헐어봐야 쓸 거 없다'의 답을 알려드립니다.
경품도 좀 걸고 할 걸 그랬나?
경품이 만원인데 '만원짜리 헐어봐야 쓸 거 없다'니까 안 줘도 되겠네?
('좀 줘도 안되겠니?' 역시 그럴 줄 알았지! 안 봐도 video라니까! 냉큼 답이나 알려줘유.)
Ten thousand won doesn't go far.입니다. 직역하면 '만원이 멀리 못 간다'니까 금방 feel이 올 겁니다.
go는 '간다'는 뜻 외에도 많은 경우에 활용됩니다.
for example, 예를 들면,
The milk in the blue bottle went bad.
파란 병에 든 우유가 상했다.
We have 5 minutes to go.
남은 시간이 5분이다.
I will tell you how our meeting went.
우리 회의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말해줄께. 등등으로 다양하게 쓰입니다.
또, go나 come을 잘 못 사용하면 정 반대의 뜻이 되기도 합니다.
문 밖에서 사람이 부를 때, '곧 갑니다,' 를 영어로 하면 'I'm coming.'이 맞습니다. 이 때, 'I'm going,'이라고 하면 문을 끌러주는 게 아니라 다른 곳으로 간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하십시오.
많은 경우에, 꼭 go나 come을 안 쓰고 be를 쓰기도 합니다.
그 유명한 "Terminator"의 I'll be back.이 생각나시죠?
'금방 돌아오겠다'는?
I'll be right back.입니다.
이 때의 right은 강조하는 right입니다. 지금 당장 right now처럼요. 바로 거기도 right there라고 하죠. 갑자기 pop song, " I'll be there before the next teardrops fall."이 떠오르네요. 을마나 빠르믄, 다음 눈물방울이 떨어지기 전에 달려가삐나?
2층 창밖으로 내려다보니, 미녀 여친 (미국인 여자 친구 - 아름다움과는 별 관계 없음)이 빨리 내려오라고 성화입니다. 이때, '곧 내려갈께'를 영어로?
I'll be right down.입니다.
반대의 경우는 I'll be right up.이구요.
이번에는, 화장실에 있는데 그 미녀가 빨리 나오라고 문을 쾅쾅 차면?
I'll be right out.이라고 하면 됩니다. 정말 편리하죠? 그렇게 말만 하고 안 나가면 어때? 남자는 화장 오래하면 안되나?
미국인들하고 대화를 나누다보면, 웬 up을 그렇게 많이 쓰는지 놀랄 때가 있습니다. 위로 들어 올리는 문도 아니고 여닫이 문인데 Open up.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똑똑히 잘 들어!'를 'Listen up!'이라고 말합니다. up을 강조의 뜻으로 쓰는 겁니다. '정신차려!'는 또 'Lighten up!'이라고 말하더군요. 우리말 식으로 'Wake up!'이라고 말하기도 했구요.
강조와는 상관없이, make up은 물론 '화장한다'는 뜻이지만 그외에도 여러가지 다른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해한다'는 뜻도 있고, '꾸며낸다'의 뜻도 있으며 '보충한다'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make-up class"라고 하길레 "화장술 강좌"인 줄 알았더니 보충수업이랍니다.
우리가 외국어를 배울 때나 외국인이 우리말을 배울 때나 마찬가지이지만, 서로간에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word for word 즉 단어와 단어끼리 딱딱 맞춰져서 이해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한 단어가 여러 다른 뜻을 가지는 경우도 있고, 표현이나 문화, 의식의 차이 등등으로 인해서 그대로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이래라 저래라하는 생선님들이 많은 겁니다. 자꾸만 실수하고 틀리는 자국민을 보면 답답하거든요. 물론 생선님들이라고 다 아는 건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힘을 덜 들이고 배울 수 있게끔 이끌어주고 싶은 것이 선생님들의 한결같은 소망이랍니다. 오늘은 여기서 줄일께요. 안녕.
임주선 기자
immjsmik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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