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료시제, 당최 모르겄어.
완료시제라....... 쉽지 않군요. 울 나라에서는 별 신경 안쓰는 짜샤라서. 우리도 완료시제를 쓰긴 씁니다만 영어처럼 확연히 구분하지는 않죠. "그 분께서는 이미 와 계십니다." 이게 완료시제로 표현한 한국어입니다.
완료시제를 영어로 perfect tense라고 부릅니다. 완벽한 시제라는 거네요? 뭐가 얼마나 완벽하다는 거야? 제가 방금 한 말의 의도를 아시겠죠? 지가 도대체 뭐라는거야? 엉? 어디, 이 몸께서 친히 한 번 살펴주실까? 이런 마음으로 영어를 한 번 살펴보라는 뜻입니다. 어쿠, 요거이 머시다냐, 또 디게 어려울라나? 이런 식이어서는 천년하청입니다.
perfect tense를 완료시제라고 번역한 것부터가 한국인들에게는 고통의 시작이었습니다. perfect tense는 1 결과, 2 계속, 3 완료, 4 경험, 이렇게 4 가지 형태로 쓰입니다. 이걸 완료시제라고 번역해놨으니 완료시제를 처음 접하는 한국인들은 혼동할 수 밖에요. 완료가 뭡니까? 무슨 일이 끝난다는 뜻이죠? 완료시제의 4 가지 용법 중 하나만 집어서 번역했기 때문에, 가뜩이나 완료시제를 잘 사용하지 않는 한국인들에겐 거부감이 생길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자, 이제 제대로 디벼볼까요?
1. The helicopter landed on the grass.
2. The helicopter has landed on the grass.
1은 과거형, 2는 have + 과거분사인 완료시제네요? 어떤 뜻의 차이가 있을까요? 뜻에 차이가 있으니까 달리 나타내지 않았겠어요?
1은 '(과거의 어느 시간에) helicopter가 착륙했다'이고
2는 '착륙해서 지금도 거기 있다'는 겁니다.
1은 아직 거기 있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아무튼 (과거의 어느 시간에) 착륙했다는 단적인 과거의 사실을 말해줄 뿐입니다.
2는 다릅니다. 과거와 현재가 맞물려 있습니다. (과거의 어느 시간에) 착륙해서 지금까지도 그대로 거기 있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과거와 현재가 맞물려 있다는 의미로 perfect tense라고 부른 겁니다. 과거 시제와 현재 시제는 단적으로 각각 과거와 현재만을 나타내는 시제이나, perfect tense는 과거의 행위가 현재까지 이어지거나 그 결과로 어떤 일이 지금 벌어졌다는 등의 뜻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우리가 문법책에서 보았듯이, 명백한 과거나 현재를 나타내는 단어와는 perfect tense를 같이 사용할 수 없다고 배웠던 겁니다.
하나씩 알아볼까요? 우선 '결과' 용법부터 보겠습니다.
I have made a model plane.
나는 모형 비행기를 하나 만들어놨다. (만들어져서 지금 여기 있다.)
I made a model plane.은 '나는 모형 비행기를 만들었다.'입니다. 예전에 만들었는데 없어졌는지 또는 지금 여기 있다는 건지 모릅니다. 거기에 대한 언급은 없고 단지 (과거에) 모형 비행기를 만들었다는 단적인 사실만을 말한 겁니다.
He has gone to Busan.
그는 부산에 가버리고 여기 없다.
He went to Busan.은 '그는 부산에 갔다.'입니다. 다시 돌아온 건지 아니면 또 다른 곳으로 갔는지는 모르나 (과거에) 부산으로 갔다는 겁니다. 자, 이 정도면 됐죠?
이번에는 '계속' 용법을 알아볼까요?
We have lived in Jeju for 17 years.
우리는 제주도에서 17년 동안 살아왔다.
17년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살아온 겁니다.
We lived in Jeju for 17 years.는 과거 어느 시기에 17년간 살았는지 아니면 완료시제처럼 지금까지 살아온 게 17년인지 분명하지가 않습니다.
I have been reading this book since 2 : 30.
2 : 30부터 지금까지 이 책을 계속 읽고있는 중이다.
계속 용법에는 ~동안을 나타내는 for이라든가, ~부터 지금까지를 나타내는 since가 자주 붙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겠죠?
문법만 계속하면 지루하니까 나머지는 나중에 보도록 하죠. 그게 낫겠죠? 내가 생각해도 난 독자분들 마음을 너무 잘 헤아려!
(웁------- 웁------)
아니, 왜 그랴? 임신했수? 축하해요!
임주선 기자
immjsmik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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