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해쓰?
Did you do your homework?
숙제가 뭐였는지 기억이라도 나시는지? Don't we need to get some office supplies?에서 이상한 점을 알아내는 거였죠? 으이구, 으이구, 그게 한 달 전입니까, 일 년 전입니까? 정확히 26 시간 전인데 그걸 기억 못해요? 자, 봅시다.
1. I have some magazines to read.
난 읽을 잡지를 좀 가지고 있다.
2. We did not drink any beer.
우리는 맥주를 조금도 마시지 않았다.
3. Do you keep any pets?
애완동물을 기르시나요?
1은 긍정문이라 some을 씁니다.
2는 부정문이라 any, 3은 의문문이라 any를 씁니다.
인간들이 사용하는 가장 보편적인 문장의 형태는 이 세 가지라는데 맞나요? 아니라는 사람이 없는 거 보니까 맞긴 맞나보네.
some은 긍정에서만 some으로 쓰일 뿐, 부정과 의문에서는 항상 any로 쓰입니다.
예를 하나씩 더 들어볼께요.
1. 긍정문 : I need some sugar.
난 설탕이 좀 필요하다.
2. 부정문 : He doesn't love me any more.
그는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3. 의문문 : Do you have any questions?
질문 있으십니까?
그러나.......
이렇게 반드시 원칙대로만 말한다면, 전 밥 굶어유.
(참, 나, 며칠 출장 갔다 오느라고 못 들여다봤더니 가관이군. 이젠 임쌤이 노망기까지 보이시누만.)
사실이랑께. 영어라는 게 항상 원칙대로 말해지고, 그 system에 논리적인 결함이 없는 언어였다면, 우리 같은 외국인들이 쉽게 익힐 수 있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나같은 영어 선생들은 할 일이 별로 없었을 거라구.
가만히 생각해보니, 더 성질나네. 이렇게 칠뜨기 같은 언어를 지내들 편할 대로만, 외국인들에게 배우라고 강요하는 영어권 인간들! 가슴에 발을 얹고 생각해보거라. 예를 들어 FTA 뭐 어쩌고 하면서 상호 수입, 수출의 균형을 맟추자며? 그러면 좋다 이거야.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그 양만큼 니네들도 한국어를 배워야 할 거 아녀? 그려, 안그려? 니네들 식으로 하자 이거여. 그래, 우리 식으로 하라고 강요 않겠다구. 니네 식으로 수입, 수출의 균형을 맟춰줄테니까, 영어를 수출한 그 양만큼 한국어를 수입해가라니까? 내 말이 맞아, 틀려? 내 말이 맞다면 한국어를 수입해가고, 틀려도 한국어를 수입해가! 이게 니네식이랑께. 이 임쌤을 국회로 보내주세요.
죄송합니다. 또 흥분했습니다. 이거, 참, 혈압 때문에 병원 신세까지 져보고서도 이러네요. 다시 차분하게 보겠습니다.
4. Would you like some coffee?
이건 의문문인데도 some으로 말하는군요? 이런 식으로 권유를 할 때는 some을 씁니다. 드시겠습니까, 마시겠습니까를 물어본다기보다, '한 잔 드시지요'라는 권유의 의미라서 그렇습니다.
5. May I ask you some questions?
이 말은, '제가 질문을 좀 하겠습니다,'는 의미로 하는 말입니다.
May I ask you any questions?는 '제가 질문을 좀 해도 되나요, (안 되나요?)란 의미입니다. 약간 다르죠? 우리말의 '아 다르고, 어 다르다'가 생각 나시죠?
영어를 배울 때, 우리말의 감각과 영어의 감각이 어떻게 다른지 잘 비교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영어를 영어 그 자체로서 받아 들여라,'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영어가 꽤 익혀졌을 때의 얘기고, 지금처럼 기본을 익힐 때는 적용될 말이 아닙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되는 대로 씨부리는 일부 멍청한 인간들 때문에, 괜히 혼란스러워하는 한국인들을 보면 분통이 터져서 미치겠습니다. 그런 저런 이유로 혈압 땜에 병원에 실려간 일을 생각하면 더더욱 환장할 일입니다. 10 세 이하의 어린이라면 모를까, 지금 독자분들은 이미 성인이거나, 또는 그 이하일지라도 이미 한국어가 뇌에 깊이 뿌리를 박은 상태이므로, 한국어와 비교하며 익히는 게 훨씬 빠른 방법입니다. 아시겠죠? 그럼, 이만 안녕!
임주선 기자
immjsmik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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