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가 연초대비 아파트 규모별 매매가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서울과 인천에서는 중소형 규모(20평대이하)의 아파트 상승률이 중대형 아파트(30평대이상)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기지역은 중대형 아파트가(30.40평대) 중소형에 비해 상승폭이 높았다.
서울에서는 66㎡ 미만(20평 미만) 아파트가 연초대비 2.52%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66㎡~99㎡ 아파트는(20평대) 2.15% 상승했다. 반면 135㎡~165㎡(40평대) 아파트는 연초에 비해 0.14% 오르는데 그쳤고, 165㎡(50평)이상의 아파트는 0.05% 하락해 규모별 상승폭이 대조를 이뤘다.
이와 달리, 경기도는 135㎡~165㎡(40평대) 아파트가 연초에 비해 0.90% 올라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데 이어 99㎡~135㎡(30평대) 아파트가 0.45% 오르며 뒤를 이었다. 하지만 서울과 인천에서 높게 나타난 66㎡미만(20평 미만)의 소형 아파트값은 경기지역에서 오히려 0.3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도가 이처럼 아파트 규모별 상승률 차이를 보이는 것은 경기 외곽지역에서는 중대형아파트의 공급이 적어 희소성을 띨 뿐만 아니라 40평대를 넘더라도 아파트값이 6억원을 넘지 않아 대출규제에서 다소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구리시의 경우 135㎡~165㎡(40평대)가 0.70% 오른데 비해 66㎡~99㎡ 아파트는(20평대) 1.32% 하락했다. 이외에도 중대형아파트가 중소형 아파트 상승률을 누른 예는 성남, 양주, 여주군, 의정부 등에서도 볼 수 있다.
특히 서울 연접지역에 위치한 곳은 서울에 거주했던 수요자들이 평형을 넓혀 인근 경기도로 이사가는 경우가 많아 경기 외곽지역의 중대형아파트가 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의정부 신곡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경전철 등 교통여건이 좋아지면서 서울 거주민 중에서도 의정부 아파트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은 중소형보다는 주로 40평대 이상 대형평형을 매입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서울은 중소형 아파트가 중대형에 비해 강세를 보인다. 대출규제로 인해 자금줄이 묶이자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 것. 또 강북지역의 경우 중소형 전세 매물을 구하지 못한 전세 수요자들이 매매로 돌아선 것도 중소형 아파트값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강북구 수유동 하나공인 관계자는 “대부분이 전세를 구하다 포기하고 매매로 움직이는 것으로 강북구의 경우 20평대 거래의 절반 이상이 이에 해당된다”고 말하고 “20평대 거래는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40평대 이상은 관망세로 돌아서서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광진구 자양동 현대7차의 경우 109㎡(33평형)가격 상승폭이 142㎡(43평형)보다 높은 역전현상이 일어났다. 109㎡의 시세는 연초 4억5000만~6억원에서 8월14일 현재 5억~7억원으로 평균 7500만원 오른 데 반해 142㎡는 5억8000만~7억5000만원이던 시세가 현재 5억8000만~8억원으로 평균 2500만원 올랐다.
인천 역시 서울과 상황이 비슷하다. 다만 중소형과 중대형 상승률 차이가 큰 연수구의 경우, 송도신도시 등 입주물량이 대형아파트 위주로 이뤄져서 상대적으로 중소형아파트가 귀한 것.
연수구 동춘동 소망공인 관계자는 “최근 대규모 입주물량 중에서 중소형아파트를 찾아보기 힘들어 기존 아파트 거래시장에서 중소형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서울과 인천지역에서 중소형아파트가 중대형아파트 상승폭을 앞지르는 역전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출규제가 여전한 상태에서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실수요 위주로 중소형아파트의 인기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이달부터 보험회사, 상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DTI 적용이 확대되기 때문에 자금부담이 있는 중대형아파트의 거래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