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9시3분. 휴전 이후 반세기 넘게 남북을 갈라 놓았던 54년의 분단의 길목을 마침내 노무현 대통령이 금단의 선을 넘었다.
이날 오전 8시경 전용차편으로 청와대를 출발한 노 대통령은 1시간여만에 군사분계선(MDL) 앞 30m 지점에 도착. 군사분계선을 몇 발짝 앞에 두고 남쪽을 향해 서서 “오늘 중요한 일을 하러 가는 날이라 가슴이 무척 설레이고 있다"면서 "그런데 오늘 이 자리에 선 심경이 착잡하다”며 소감을 피력
이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여기 있는 이 선이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민족을 갈라놓고 있는 이 장벽 때문에 우리 국민들은, 우리 민족들은 너무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감회.
노 대통령은 이어 “저의 이번 걸음이 금단의 벽을 허물고 민족의 고통을 해소하고, 고통을 넘어서서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는 그런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뒤 도로위에 노란선으로 표시된 군사분계선을 천천히 걸어서 넘었다.
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서자 최승철 통일전선부 부부장, 이상관 황해북도 인민위원장, 김일근 개성시인민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이 꽃다발을 건네며 반갑게 맞이했고, 이에 노 대통령 내외는 꽃다발 건넨 북측 여성들과 기념촬영을 한 뒤 남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 수행원들과 평양으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