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시카고 커브스는 1945년. 리글리필드에서 벌어진 월드시리즈 4차전에 ‘샘 지아니스’라는 노인이 경기장에 염소를 데리고 왔다는 이유로 문전박대 당하자 "컵스에게 저주가 내리리라"며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이후 컵스는 정말로 한번도 월드시리즈 문턱에 가지 못하고 만년 하위에 허덕였다. 이를 두고 미국언론들은“밤비노의 저주 또는“염소의 저주”라고 말하고 있다.
요즘 우리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면 마치“밤비노의 저주”,“염소의 저주”등과 같은 속설들을 떠오르게 하고 있다.
총선이 2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천갈등에 묻혀 쟁점이나 공약경쟁이 사라지고 일부 후보자들은 ‘충성경쟁’으로 올인 하고 있어 스스로 권위를 땅바닥에 떨어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신의 지역구를 돌며 지역주민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또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꼼꼼히 챙기고 분석해서 정책에 반영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지역구는 내팽개치고 특정인의 마음(朴 心)을 얻기 위해 구애전쟁을 벌이고 있어 참으로 한심하고 통탄할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저주받은 정치인’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분명 우리 한국정치에‘밤비노의 저주’가 온 것이다. 그리고 그 저주는 당분간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보다 강력한 정치개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최근 여당의 모 초선국회의원이 기자에게 의미 있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국민들이 속아주니까 정치인들이 일은안하고 국민들을 계속 속일궁리만 하고 있다”며 자신을 포함해 정치인들의 자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초선의원은 국민들이 이제 더 이상 정치인들에게 속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국민감시기구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최근 공천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의 말처럼 국민들이 구린내 나는 정치인들에게 더 이상 속지 말아야 한다. 지난 2000년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시민단체의 낙천. 낙선 운동이 그랬듯이 이번 총선에서도 국민들의 지엄함을 보여줘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 정치의 근본 문제인 유언비어와 금품살포 같은 불법선거에 따른 저효율 고비용의 폐단을 없애야 한다. 특히 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되풀이 되는 지역감정과 색깔론, 이것이 바로 한국 정치에 내린 저주다.
따라서 정치 부패라는 지긋지긋한 저주에서 한국사회가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질 없는 후보자를 색출하고 능력 있는 인물을 골라 진정한 머슴으로 부려먹어야 할 것이다. 이것을 해결하지 못하면 어떤 정치 개혁조치도 실효를 거둘 수 없게 된다. 결국 국민들만 바보가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