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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철새들은 수 만 마리씩 군집을 이루며 상공을 배회하다 벌판에 내려 앉아 무차별로 새싹을 뜯어 먹고 있어 농민들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특히 늦게 심은 보리는 순이 짧아 철새에 의해 밑동까지 잘려나가 사실상 재생하기 어려워 일찌감치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도 늘어나고 있다.
구하리 벌판은 망월리와 창후리로 이어지는 서해 최북단 평야지대로 각종 겨울철새들이 많이 찾는 강화의 대표적 철새 경유지다.
강화군이 지난 2월 동절기 야생 철새 먹이주기 행사로 하점 벌판 일대에 볍씨 440kg를 살포하면서 이 지역에 철새떼 출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구하리 벌판은 마치 사막의 메뚜기 떼를 연상케 할 정도로 철새떼에게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고 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들이 떠안고 있다.
피해농민들은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새 그물과 깃발 등을 임시방편으로 설치하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구하리 벌판에서 수매용 보리와 사료용 청보리를 함께 재배하고 있는 김홍진(55)씨는 초토화된 보리밭을 바라보며 할 말을 잊은 듯 한숨만 내뿜었다. 김씨는 “환경도 중요하지만 농가가 살아야 새들도 사는 것 아니냐”며 총기를 이용한 야생조류 포획 허가 등 특단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강화군은 이러한 피해가 꾸준히 확산될 경우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보상 조례에 따라 보상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