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모녀 실종사건 ‘경찰의 헛짚은 초동수사’

  • 등록 2008.07.02 10: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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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14일 만에 옷차림 그대로 숨진 채 발견

지난달 17일 국민은행 강화지점에서 현금 1억원을 인출한 뒤 실종됐던 윤복희(47)씨와 김선영(16ㆍ강화여고 1년)양 모녀가 실종 14일 만인 1일 오전, 강화도 서쪽 창후리 해안가 갈대숲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금품을 노린 면식범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두 모녀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자 거액의 보험금을 노린 범인들에 의해 납치돼 살해된 것으로 보고 용의자 두 명을 찾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당초 이번 실종사건을 종교적 신념에 따른 단순 잠적 쪽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경찰의 초동수사가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숨진 윤씨는 지난달 17일 오후 1시께 학교에서 수업 중인 딸을 휴대폰으로 불러내 국민은행 강화지점에서 현금 1억원을 인출했다. 당시 윤씨의 무쏘 차량에는 20~30대로 보이는 남자 2명이 동승하고 있었다.


경찰은 윤씨가 은행에서 돈을 찾을 당시 이들이 윤씨를 '이모'라고 불렸다는 은행 직원의 진술에 따라 이들 남자 2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


경찰은 모녀의 시신이 심하게 부패된 점으로 미뤄 범인들이 이미 강화도를 벗어난 것으로 보고 강화도에서 외부로 통하는 도로에 설치된 CCTV 화면을 정밀 분석중이다고 말했다.


시신발견


인천지방경찰청은 이날 2개 중대를 동원, 강화군 하점면 창후리 일대를 수색하던 중 오전 10시 50분께 모녀의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 지점은 창후리 도로에서 해안 쪽으로 난 논길을 따라 10㎞ 가량 떨어진 해안 둑 아래 후미진 곳이다.


사체가 발견된 곳은 윤씨의 거주지가 있는 송해면에서 서쪽으로 9㎞, 윤씨의 무쏘 차량이 발견된 내가면 소재지 삼량고등학교 인근 빌라 주차장에서는 7㎞ 정도 떨어진 곳이다.


발견당시 김양은 해안가 둑 아래 수로에 엎드린 자세였고, 윤씨는 10m 떨어진 곳에 반드시 누운 채 숨져 있었다.


경찰은 두 모녀가 실종 당시 옷차림 그대로 인데다 부패된 정도로 미뤄 실종 후 하루 또는 이틀 사이에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사망원인 파악을 위해 국과수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사건일지


6월17일 낮 12시30분 윤씨가 학교에서 수업중인 딸을 불러냄


오후 1시쯤 국민은행 강화지점에서 만원권 현금 1억원 인출 후 윤씨 소유의

무쏘 차량에 딸과 함께 탑승한 20대 남자 2명과 사라짐


같은 날 오후 2시쯤 윤씨의 휴대전화 전원이 꺼짐


다음날 18일 윤씨의 시어머니가 경찰에 신고


19일 내가면 빌라에서 윤씨의 무쏘차량 발견


경찰 20일 수사본부 설치


21일 강화도(내가면, 송해면, 하점면 일부)일대 수색시작


27일 경찰 공개수사전환, 모녀 사진 전단지 1만부 제작 배포


7월1일 오전 10시50분 하점면 창후리 바닷가 인근 갈대숲에서 모녀 시신 발견.


 의문점


윤씨가 두달전 남편의 교통사고 사망 보험금 2억5,000만원을 포함해 윤씨의 은행계좌에 5억5,000만원을 보유하고 있었는데도 1억원만 인출 한 뒤 함께 사라진 점은 최대 의문이다. 


경찰의 말대로 보험금을 노린 계획적인 범행이라면 그들은 왜 처음부터 통장에 있는 현금 5억여 원 중 1억원만 노렸을까. 경찰의 발표에 설득력이 없는 대목이다. 


또, 윤씨가 1억원을 현금으로 찾을 당시 은행에서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점도 의문이다. 범인으로 보이는 의문의 남자 2명과 함께 같이 있었는데도 윤씨는 자연스러운 표정이었다. 


윤씨는 남편 사망 후 자신의 딸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경찰은 윤씨가 특정 종교와의 연관 가능성에 대해서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헛짚은 초동수사


따라서 경찰은 당초 이번 실종사건을 종교적 신념에 따른 단순 잠적 쪽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경찰 수사가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윤씨 모녀 실종사건이 발생한 때는 지난달 17일. 다음날 아침이 되도 며느리와 손녀딸이 집에 돌아오지 않자 시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실종 3일 후 긴급 수사본부도 꾸려졌다. 곧바로 윤 씨의 무쏘 차량이 발견됐고 휴대전화 추적을 통해 신호가 끊긴 지점을 찾아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강화도 일대를 중심으로 수색을 벌였다. 그러나 수색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결국 윤씨가 종교적 신념에 따른 단순 잠적일 가능성이 크다며 애써 사건의 의미를 축소해 버렸다.


은행에서 현금으로 1억 원을 찾았고 차량도 외딴 곳에서 발견되는 등 사건 초기 납치 흔적이 뚜렷했는데도 경찰은 윤씨를 단순 가출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사이 윤 씨 모녀는 끝내 갈대숲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박종이 기자 pje7856@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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