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회가 민생현장을 외면한 채 낮잠만 잔다는 지적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 4월 영암지역의 오리농장에서 AI가 발생해 축산농가가 시름에 앓고 있는 동안 민생 현장을 외면했다가 ‘낮잠자는 의회’라고 비난 받았던 도의회가 이번에는 ‘의회는 휴가중’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지난 2일 밤 신안 해상에서 발생한 유조선과 화물선 충돌 사고로 인근 해역이 유조선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오염돼 주민과 공무원, 군인, 경찰 등이 나서서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일부 양식어장과 발길을 돌린 피서객들로 신안군이 시름을 앓고 있다.
태안 유조선 사고로 피해를 입은지 8개월여만에 또다시 기름재앙에 맞닥뜨린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지만 사고발생 4일여가 넘은 7일까지도 전남도의회는 이번 사고에 대해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기름유출로 발생하는 어민 피해와 관련해 농수환경위원회가 나서야 하고, 발길 돌린 피서객들로 2차 피해를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경제문화관광위원회가 앞장서야 하지만 상임위 소집이나 피해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준비는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수환경위 정환대(곡성2 민주) 위원장은 7일 “사고 현지 방문을 위해 4일께 도 해양수산국장에게 연락 했으나 해양수산국장이 ‘기름 처리가 모두 끝나 해수욕장도 개장하고 모두 수습됐다’며 ‘방문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사고 후 연일 이어지는 각종 언론의 사고 피해 및 현장 방제활동 보도에 대해 “국장의 보고 내용과는 다르기는 하지만 국장의 말을 믿는다”며 “기사 내용이 일부 맞을 수도 있지만 약간 부풀려져 있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문화관광위 이종헌(강진2 민주) 위원장은 “의원들이 대부분 휴가철인데다가 지역별로 여름축제가 많아 한꺼번에 모이기가 어렵다. 그래서 사무처 직원들만 7일 날 현지에 다녀오기로 했다. 피해현황도 파악하고 봉사활동도 하고…”라고 말했다.
7일 오후 상임위 간사인 장일(진도1 민주) 의원과 만나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고 밝힌 이 위원장은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강구된 대책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지역의 한 주민은 “매일 기름제작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기름이 잘 닦이지 않아 어렵다”며 “일부에서는 사고 수습이 대부분 완료된 것처럼 말 하지만 아직 멀었다”고 주장했다.
전남도청의 한 공무원은 도의원들과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지역 행사만 쫒아다닐거면 시군의회 의원을 하지 왜 도의원을 하느냐”며, “도민을 위한 도의원인지 자신들의 명예를 위한 도의원인지 구분이 가질 않는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