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는 강북지역의 소형 아파트를 기점으로 폭등세를 나타내자 그 외 저평가 받던 지역들이 동반 상승하는 현상을 보였던 반면에 하반기는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인해 국내 부동산 시장까지 타격을 입으면서 거래가 전혀 없는 싸늘한 분위기를 보였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가 서울.수도권 아파트 연초대비(11월29일 기준) 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매매 0.98%, 전세 0.76% 오르는데 그쳤다.
이는 매매 1.44%, 전세 1.43% 상승한 작년보다 더 낮은 수치로 경기 침체에 따른 매수세 약화가 지난해보다 더욱 심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매매동향
- 저렴한 소형 아파트 인기로 강북 3구 및 서울 외곽 지역 상승세
- 대규모 규제 완화 불구 경기 침체와 대출 이자 부담으로 거래 실종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가 변동률은 각각 서울 1.01%, 신도시 -2.77%, 경기 0.23%, 인천 6.54%를 기록했다. 2007년부터 이어진 ‘북고남저’ 현상이 올해에도 이어졌다. DTI∙종합부동산세∙양도세 등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대형 고가 아파트의 인기가 식으면서 세금 부담과 자금 대출이 용이한 소형 아파트와 저평가 받던 외곽지역들로 매수세가 이동했다.
신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강북지역의 인기가 상승하자 매물난이 더욱 가중됐다. 뉴타운, 경전철, 공원조성 등 대규모 호재가 많아 매물 호가는 점점 높아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 4월 16일을 기준으로 상승폭이 높은 강북구, 노원구, 도봉구, 중랑구, 동대문구, 성북구, 금천구를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 역시 별다른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높은 오름세가 계속됐다.
하반기 들어 버블세븐지역의 하락과 ‘노∙도∙강’의 매수세 위축으로 서울 매매가 변동률 상승폭이 작아졌다. 미국발 금융 위기와 금리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마저 가중되자 가을 성수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매수세가 위축됐다.
이에 정부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8.21대책, 9.1세제개편, 9.23대책, 11.3대책을 시행하여 재건축 규제 완화, 종부세 기준 시가 상승, 양도세 인하 등으로 매수세 회복을 노렸지만 실물 경기 침체로 매수세는 더욱 약화됐다. 이는 경기 악화가 본격화되면서 위축된 거래 분위기가 더욱 냉각된 것으로 보인다.
구별로는 도봉(11.66%), 노원(11.45%), 강북(10.08%), 중랑(9.40%), 금천(8.57%), 서대문(7.09%), 동대문(5.71%) 등 강북3구 및 인근 뉴타운 개발 지역이 지난 해에 비해 크게 오른 반면 버블세븐지역 및 재건축 강세를 보였던 강동(-8.90%), 송파(-8.12%), 강남(4.87%), 양천(-3.82%), 서초(-3.44%)는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경기는 경기 북부 지역과 남부 지역의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지역별로 양주(16.70%), 의정부(12.36%), 동두천(7.73%), 포천(6.40%)의 경기 북부 지역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강북지역의 오름세로 인해 가격 부담을 느낀 매수자가 저렴한 경기 북부로 이동하면서 급등세를 기록했다. 또 서울외곽순환도로 완공과 지하철역 추가 개통으로 서울까지 출퇴근 시간 짧아져 실수요자 증가도 한몫 했다.
한편 과천(-8.85%), 용인(-5.99%), 안양(-5.18%), 의왕(-5.10%), 화성(-3.45%), 성남(-3.24%), 수원(-2.98%)는 내림세를 보였다. 모두 경기 남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전반적으로 대형 면적으로 구성돼 있어 하락폭이 컸다. 특히 화성, 용인, 수원 일대에 신규 입주 물량이 많은 것도 하락세에 큰 원인이다.
신도시는 분당(-5.51%), 평촌(-4.32%), 일산(-1.77%), 산본(-0.82%), 중동(0.99%)로 지난 해에 이어 중동을 제외한 전 지역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중동은 다른 신도시에 비교해서 저평가 인식이 강하고 저렴한 소형 아파트의 인기에 따른 매물 부족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중동을 제외한 신도시는 저가 소형 아파트의 인기 추세와 대출 이자 상승으로 인해 수요가 부족해지며 거래가 실종됐다. 또한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한 집주인들이 대출 이자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내놓은 급매물마저 거래가 안되자 매물가격은 계속 떨어졌다.
인천은 다른 수도권 지역과는 달리 지난해에 이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동구(13.02%), 계양구(12.98%) 등 대부분 지역이 풍부한 개발 호재로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저렴한 가격과 함께 지하철 7호선 연장, 뉴타운 개발, 미군기지 반환 등으로 인해 실수요뿐만 아니라 투자 수요도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경기 악화로 인천 매매가 변동률 역시 침체된 모습을 보여 상승폭이 낮아졌다.
2009년 수도권 매매시장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서의 회복이 큰 변수가 될 것이다. 이미 정부에서 내놓은 부동산 규제 완화로 인해 매수 여건은 크게 좋아진 상태다. 그러나 사회 전반에 걸친 투자 기피 현상과 아파트가격 추가 하락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쉽사리 거래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내년 상반기는 집값하락의 최저점을 찍을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어 무주택자들은 ‘내집마련’ 의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전세동향
- 저렴한 강북 지역과 경기 북부 지역으로 전세 수요 몰리며 상승세 견인
- 경기 남부 지역은 입주 물량 증가로 인해 전세
전세가 변동률은 서울 0.46%, 신도시 -0.24%, 경기 0.63%, 인천 2.28%로 지난 해보다 더욱 낮아진 변동률을 기록했다. 매매시장과 마찬가지로 ‘북고남저’ 현상을 보였다. 상반기는 강북 일대의 뉴타운 이주 수요와 서울 외곽지역의 역세권 단지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지난 해 상반기와 비교해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잠실 및 경기 남부의 대단지 아파트 입주 물량으로 전세 매물이 넘치는데다 경기 침체로 인해 기존 아파트의 전세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울은 구별로 서대문(3.38%), 노원(2.44%), 강북(2.30%), 은평(2.21%), 금천(2.09%), 도봉(2.05%), 동작(1.94%), 강서(1.79%), 중랑(1.69%) 등이 올랐고 송파(-5.79%), 강동(-5.56%), 서초(-2.83%), 관악(-0.53%)은 하락했다.
서대문은 가재울 뉴타운과 연희동 재개발로 인한 이주수요 증가로 인해 두드러진 오름세를보엿다. 노원구는 중소형 단지가 많고 가격대도 저렴한데다 교육여건 및 생활환경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수요가 몰렸다. 은평구는 전 지역에 걸친 재개발과 재건축 이주수요로 인근 아파트 및 빌라 전셋값이 급등했다.
반면 송파구와 강동구는 하반기 입주물량 증가로 인해 기존 아파트의 전세 매물이 적체되면서 큰 전셋값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도는 지역별로는 양주(9.19%), 파주(7.76%), 남양주(6.45%), 동두천(6.43%), 여주(5.96%), 포천(4.17%), 의정부(4.11%) 등이 상승했고 과천(-6.69%), 의왕(-4.24%), 수원(-2.22%), 안양(-1.91%), 성남(-0.55%) 등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양주, 동두천, 포천, 의정부의 경기 북부 지역은 지난 해부터 교통망 확충으로 인한 교통여건 개선으로 전세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매매 시장과 마찬가지로 강북 지역의 상승으로 인해 경기 북부로 이동하는 전세 수요가 급증했다. 경기 외곽지역 역시 큰 폭의 상승을 보였는데 가격 측면에서 수요층의 부담 적고 서울 접근성 좋아지면서 매물이 부족해졌다.
과천, 의왕, 수원은 하반기 및 내년 입주 물량 증가와 경기 침체로 인해 매수자는 감소한 것에 비해 매물이 증가하면서 하락세를 기록했다.
신도시는 지난 해에 이어 상반기는 중소형아파트의 전세 매물 부족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수요 감소와 함께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셋값도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동과 일산은 소형 아파트 위주로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인천은 재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내∙외부 수요 유입이 꾸준하며 상승세를 나타냈다. 가정 뉴타운 이주로 인한 이주 수요 증가, 미군 부대 이전 등의 호재로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서는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거래가 원활했지만 계절적 비수기가 다가오면서 수요층 점점 줄어들어 거래수가 줄었다.
내년 수도권 전세시장은 전체적으로 매매가격 하락에 따른 전셋값 동반 하락과 추가 입주 물량으로 인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경기 남부지역은 판교 신도시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분당, 용인 등 인근 지역은 직접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강남권은 올 해보다 입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약 보합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