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아베 총리의 과거 일제 군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이 없었다는 발언으로 국내외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우리 관객들이 일본에 내린 판결의 형량은 사형이라는 압도적인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영화 <동경심판>이 전범 일본에게 직접 판결을 내리는 이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
지난 2월 20일부터 <동경심판>의 홈페이지(www.cjent.co.kr/simpan2007)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번 설문조사는 ‘당신은 일본에게 어떤 판결을 내리겠습니까?’라는 항목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총 14647명의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는 이번 설문조사에서 사형과 무기징역이라는 두 가지 판결항목 중 75.29%의 대다수 참여자들이 사형 판결을 내렸고, 무기징역의 판결을 내린 네티즌들은 24.71%를 차지하였다. 이 같은 설문 결과는 최근 일본의 군위안부를 부정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다케시마의 날을 선포하는 등의 독도 영유권 주장, 교과서 왜곡 등 과거사에 대한 진실한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일본을 향한 우리 국민들의 심경이 반영된 결과로 보여진다.
1946년 ‘동경심판’에서 만주침략 이후의 일본 범죄에만 국한시켜 그 이전에 있었던 일제의 만행들은 제외될 수 밖에 없었던 한국의 억울함을 해소하고자 마련한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3월 1일 <동경심판>의 개봉 후, 일본의 침략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한국이 제외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관객의 반응이 더해지며 직접 일본을 심판하고자 하는 한국 관객들의 참여율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2년 6개월의 재판기간 동안, 818번의 개정, 총 증인 1194명, 총 1200 페이지에 달하는 판결문, 법정 기록 48,000 페이지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긴 역사상 최대의 국제재판을 그대로 그려낸 <동경심판>은 당시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극악한 범죄를 저지른 일본이 지금까지도 숨기려 하는 모든 치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최소 30만 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난징 대학살과 만주사변에 대한 증언 장면은 그 때의 공포를 바로 옆에서 보는 듯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뿐만 아니라 <동경심판>은 1946년 당시 실제 심판의 현장을 담은 흑백 영상을 곳곳에 삽입하여 그 당시 엄숙함과 비장했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해 준다.
지난 3월 1일, 88주년을 맞이한 삼일절 개봉으로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졌던 <동경심판>은 전세계를 전쟁의 공포로 몰아넣었던 일본을 심판하는 역사적 순간을 생생하게 담아내며 결코 잊어서는 안될 우리 역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