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울린 충절과 축원… 금성대군 위령제 성황

- 전국 전통신앙 계승자 및 관광객 등 불자 500여 명 참여
-함영운 작두거리, 오광호 부정·대감거리·김순연 ‘고혼살풀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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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연대 탐사 보도팀]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인천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전통신앙 계승자와 시민들이 대거 참석한 ‘제3회 단종 금성대군 위령제 및 산신제(풍요기원제)'가 20일 경북 영주시 소백산 마을캠핑장 특설무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소백산 고치령 산령각 문화보존회(회장 함영운)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전국 전통신앙 계승자와 지역 주민, 관광객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조선 제6대 왕 단종의 복위를 위해 목숨을 바친 금성대군의 충절을 기리고 풍년과 만복, 국태민안을 기원했다. 행사 내내 폭우가 이어졌지만 참석자들은 우산과 우비를 갖추고 자리를 지키며 전통문화 행사에 대한 높은 관심과 열정을 보여줬다.

 

 

함영운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금성대군은 단종 복위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바친 충절의 상징”이라며 “그 숭고한 뜻을 기리고 전통신앙과 전통문화를 후대에 올바르게 계승하기 위해 매년 위령제와 산신제를 봉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백산 고치령은 단종애사의 아픔이 서린 역사적 장소로 알려져 있다”며 “오늘 이 자리가 선열들의 넋을 위로하고 지역사회 화합과 발전, 풍요를 기원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사천풍물단의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국민의례와 내빈소개, 환영사, 축사에 이어 금성대군 위령제와 산신제가 엄숙하게 봉행됐다. 참석자들은 선열들의 넋을 추모하고 소백산 산신의 음덕에 감사하며 풍요와 평안을 기원했다.

 

이어 부정거리 축원 부정을 맡은 오광호 선생을 비롯해 박순복 외 5명의 부정거리, 박치근 선생의 성황거리, 손두리 선생의 산신거리, 김순연 선생의 고풀이, 박귀자 선생의 칠성거리(불사거리), 오광호 선생의 대감거리, 박옥자 선생의 동자거리, 백서현 선생의 군웅거리, 고순옥 선생의 해원거리 등이 이어지며 전통신앙 의례의 진수를 선보였다.

 

 

특히 오광호 선생은 이날 부정거리와 대감거리를 맡아 행사의 중심 역할을 수행했다. 오 선생은 오랜 기간 전통신앙 의례를 계승해 온 전통신앙 계승자로, 대감거리를 통해 참석자들의 재복과 만복, 가정의 안녕과 사업 번창을 기원했다. 흥겨운 장단과 재담, 축원이 어우러진 대감거리는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행사장의 열기를 한층 높였다.

 

오광호 선생은 “폭우 속에서도 전국에서 많은 전통신앙 계승자와 시민들이 함께해 더욱 뜻깊은 행사였다”며 “금성대군의 충절 정신과 우리 전통신앙 문화의 가치를 되새기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 전통문화가 다음 세대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경기도무형문화재 제4호 안성경서남잡가 전수교육조교이자 전통무용 명인·명장인 김순연 선생의 창작 ‘고혼살풀이’가 특별공연으로 펼쳐져 큰 관심을 모았다. 공연은 역사 속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영혼과 이름 없이 사라져간 넋을 위로하는 내용을 담아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김순연 선생은 “금성대군의 충절을 기리는 뜻깊은 자리에서 고혼살풀이를 선보이게 되어 매우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역사의 뒤안길에서 잊혀진 영혼들과 이름 없는 넋들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공연에 임했다. 전통예술이 위로와 치유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함영운 회장이 직접 집전한 작두거리였다. 함 회장은 작두 위에 올라 국태민안과 풍년성취, 지역 발전을 기원했으며 참석자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작두거리는 전통신앙에서 신과 인간을 잇는 상징적 의례로 여겨지며 이날 행사의 의미를 더욱 깊게 했다.

 

또한 (사)전통민속문화재단 홍이진·박경희 선생의 신들린 듯한 피리와 장구 가락이 행사장에 울려 퍼지자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공연에 몰입했으며, 흥겨운 전통 선율과 절절한 장단이 어우러진 무대에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감동을 함께 나눴다.

 

그리고  초청가수 정숙희의 축하공연과 민요·트로트 공연, 소백산 노래자랑, 경품 추첨 행사 등이 이어졌으며, 영주 고고장구팀의 특별공연과 작두타기 12단계 시연은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축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주최 측은 행사장을 찾은 모든 방문객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며 전통문화와 공동체 화합이 어우러진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주최 측은 “금성대군의 충절 정신을 기리고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신앙과 전통문화를 계승·보존하기 위해 매년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국 전통신앙 계승자와 시민들이 함께하는 대표 전통문화 행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행사는 소백산 고치령 산령각 문화보존회가 주최하고 한국토속민속문화연구소와 화엄적석용당고고장구보존회가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