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널 체포한다구? 먼 못된 죄를 지었남? 하여튼, 임쌤 유치찬란한 건 특허감이구먼. 완전 요거여. All rights are reserved!)
아따, You are under arrest.를 좀 효과적으로 갤캐주까 했더니 디게 잔소리가 많네. 그 선생에 그 제자여. Like teacher, like student. 글고봉께 이거 하늘 보고 침 뱉길세? 참, 나! 인제 끼어들지마. No cutting in.
그래도 아주 효과가 없지는 않네. You are under arrest. 배운 김에 All rights are reserved.도 나오고, Like teacher, like student.도 복습했고 싸비스로 No cutting in.도 봤으니 할 만큼 했지 뭐.
그런데, 영어에 먼 죄냐구? 죄가 한 둘이여? 우리 착한 백성들 잠도 제대로 못 자게 만든 죄, 극한 경제적 손실을 입힌 죄. 요 넘이 죄질이 젤 나쁜 항목이여! 한국어 망친 죄, 백년대계라는 교육을 흉칙하게 비틀어 놓은 죄, 다 세려면 올 해 안으로 못 셀 거 같아 이 정도로 하지만 우리 백성들에게 충분히 원성을 살 만한 극악범인 건 틀림 없구먼.
(아니, 임쌤이 무슨 만인의 어버이라고 백성을 들먹이십니껴?)
이 사람이 뭘 모르는구만. 내가 성이 임 씨라서 아들 이름을 '임 금님'이라고 지었네. 백성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임금님의 큰 마음을 닮으라는 의미였지. 요 넘이 초등학교 때만 해도 이름 바꿔달라고 울고 불고 때를 쓰더니 어느 때부터인지 자기 이름을 자랑스러워 하드라구. 어느 누구의 이름도 자기 이름처럼 깊은 의미를 가진 게 없더라는 거였어. 그리고 어떤 사람일지라도 자기 이름을 한 번 들어본 사람은 결코 잊지를 않거덩. 이젠 아주 의젓한 청년이 되었지. 정말이야! 호적 한 번 조사해 봐! It's true.
그러니 내가 '상왕'인데 백성들의 고충을 살피지 않으면 어찌 되겠나? 내 칼럼의 기본 정신이 '영어 때문에 휘어지는 만 백성들의 허리를 조금이나마 펴 주고 그들의 얼굴에서 어두운 그림자를 거둬내자'는 거라고 누누이 말했건만......
웃자고 한 소립니다. 근데 제 아들 이름은 진짜 '임 금님'이 맞습니다. 또한 제 칼럼의 기본정신도 그렇고요. 하지만 그 정신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오늘도 사실은 이런 얘기하자고 시작한 건 아닌데 이 쪽으로 와버렸네요. 임쌤이 평소에, 고생하는 독자들을 위해 좋은 마음으로 칼럼을 쓰는데 오늘은 뭔가 잘 풀리지 않는지 힘드나보구나 라고 생각하시고 어여삐 여겨 주십시오. 필력도 한참 부족한 제가 너무 원대한 이상에만 매달리다보니 그런가 봅니다.
독자들이 하소연을 해야하는데 이거 뭐 거꾸로도 단단히 거꾸로 됐네요. 죄송하다는 말씀은 드리지 않겠습니다. 그것보다 차라리 다음에는 더 나은 내용으로 여러분을 맞겠다고 약속하는 게 좋을 거 같군요. 여러분도 그게 더 낫겠다고 생각하시죠?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