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립암센터 김수현, 윤영호 연구팀은 지난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서울대학교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에서 유방암으로 진단받은 1,933명의 유방암 생존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치료가 끝난 이후에도 유방암 생존자의 3명 중 2명은(66.1%) 의사의 검사와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피로가 지속되고, 4명 중 한명은(24.9%) 우울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한 이 연구와 그간의 암생존자 연구 결과들을 기반으로 경제적 손실을 추정했는데, 피로로 인한 직장인의 업무 장애 및 실직, 전업주부의 가사 수행의 장애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총 2,086~2,746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남자 약 1,264~1,736억원/년, 여자 약 822~1,009억원/년).
이번 연구결과는 서구에서 발표된 유방암 생존자의 피로도(34~56)%와 우울 발생 빈도(3~22%)와 비교할 때, 국내 유방암 생존자의 피로와 우울 수준이 더 심각한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는데, 암환자의 피로 혹은 우울은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사회적 기능 및 역할 기능과 더불어 전반적인 삶의 질의 저하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피로는 암환자에게 가장 괴로운 증상 중 하나로 일반적인 피로는 휴식을 통해 대부분 회복이 가능한 반면, 암 환자의 피로는 휴식을 취하여도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같은 피로 정도라 하더라도 보행, 업무, 기분 등에 미치는 영향이 일반인에 비해 더 심각하다. 암과 관련된 통증이나 구토, 우울보다도 피로가 더 고통스러운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 의료 체계에서는 암 생존자들의 치료 후 피로 관리에 대한 관심이나 프로그램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기획조정실장은 “암환자의 삶의 질을 최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치료가 끝난 이후에도 피로와 우울 등의 증상문제에 대한 모니터링 및 이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며, 암환자의 피로 관리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피로가 회복되지 않은 채 점점 더 심해지는 경우, 심한 피로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할 수 없거나 하루 종일 누워 지내는 경우, 활동 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피곤할 경우, 휴식과 수면으로도 피로가 회복되지 않는 경우 등에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논문은 국제학술지 Journal of Pain and Symptom Management에 2008년 6월 1일자로 발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