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선정 가볼만한 곳 6탄

전통이 살아 숨쉬는 덕동마을푸르른 송림

전통이 살아 숨쉬는 덕동마을푸르른 송림의 덕동숲이다. 연못 건너 마치 바다 위 섬이 떠있는 것처럼 보인다. 덕동, 덕이 있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란 뜻으로 불리어진 이름이다. 아름다운 숲 전국 대회(2006)에서 대상을 차지한 덕동숲이 있는 곳이다.


 

기북면으로 들어서서 10여분 정도 차를 타고 가자 덕동문화마을 표지판이 보인다. 다리를 건너자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는 아담한 운동장이 나온다. 옛 초등학교를 개조하여 현재는 청소년수련관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어느 유치원에서 체육대회를 여는지 운동장 곳곳에 노랗고 빨간 풍선들이 달려있고, 아이들이 참새처럼 재잘대며 뛰어다닌다.

 


 

마을로 난 길을 따라 한참 걸어 들어가면 덕동민속전시관이 나온다. 마을 가가호호 보존되고 있던 서찰, 서적, 현판, 농기구, 생활용구 등을 수집하여 한곳에 전시한 것이라고 한다. 전시관 주위에 짚으로 만든 멧돼지와 장독들이 눈에 띈다. 장독 안에 된장, 고추장이 담겨있을 것만 같아 꼭꼭 싸매진 장독 뚜껑을 열어보고 싶다.

 


 

조금 더 걸어가자 왼편에 애은당 고택이 보인다. 고즈넉한 예스러움이 그대로 느껴진다. 덕동마을에는 용계정, 사우정 고택, 애은당 고택, 이원돌 가옥 등 고건축물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조선 선조 때 임란공신 농포 정문부의 자취가 배어있는 곳들이다. 용계정은 별장으로, 사우정은 살림집으로, 애은당은 식솔들의 피난처로 사용하던 곳이라고 한다.

 


 

애은당은 거북 모양의 땅위에 거북 모양으로 건물을 배치했다고 한다. 거북의 앞발에 해당하는 곳에 별당과 방앗간을 두었고, 머리 부분에 속하는 앞면에는 누에를 치던 잠실을 두었다. 꼬리 부분에는 화장실을 배치하였다.

 


 

사우정은 농포 정문부(1565∼1624)의 할아버지인 정언각이 청송 부사로 있을 때 지은 것이라 한다. 그 때의 지명을 송을곡이라 불렀는데, 임진왜란 때 송(松) 자가 든 지명에서 왜병이 패한다는 소문이 있어 이곳을 피난처로 삼았다고 한다. 전쟁이 끝난 후 고향인 진주로 돌아가면서 정문부의 손녀 사위인 이강에게 이 집을 주어 물려오고 있다. 그 후손인 이헌만이 자신의 호를 따서 사우정이라 집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一자형의 사랑채와 ㄷ자형의 안채가 있으며, 안채 오른쪽 모퉁이에 사당터가 있다.

 


 

용계천의 바위 벼랑에 세워진 고색창연한 정자가 바로 용계정이다. 임진왜란 당시 북평사를 지낸 농포 정문부 선생의 별장으로 조선 명종 원년(1546)에 건립되어 숙종 12년(1686)에 증축되어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거의 간직하고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은 ‘여름날 불을 끄고 정자 대청에 누우면 스쳐가는 바람소리와 물소리가 밝은 달빛과 어우러져 마치 신선이 된 기분’이라고 한다.

 


 

방학 기간 중엔 덕동문화마을 서당학교를 연다. 어릴 때부터 사람이 해야 하는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배우고, 자연을 벗 삼아 전통문화를 체험하면서 친구를 사귈 수 있다. 1박 2일 동안 한문교육, 향토문화유적답사, 다도예절, 민속공예품 만들기, 인절미 만들어 먹기, 풍물가락 익히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돌아가는 길에 근처 기북 전통장류 생산농가나 포항 곤충농장도 둘러볼 만 하다. 큰 볼거리, 먹거리를 기대하며 마을을 찾아온 사람들은 어쩌면 실망할 수 있을 만큼 덕동은 소박하디 소박한 마을이다. 요란스럽지 않고 곳곳에 예스러움이 녹아있는 마을이다. 바쁜 일상에 쫓겨 몸도 마음도 지쳐있을 때 한 번씩 찾아와서 쉬어가고 싶은 곳, 그것이 덕동마을의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