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 17명이 수집한 825건의 양천의 어제와 오늘 전시

12월 19일부터 1년 간 구민이 직접 수집한 기록물 전시회 ‘양천은 기록중’ 운영

 

[한국기자연대] 양천구 목동의 ‘나말’이라는 지명을 아시나요?


‘목동의 남쪽 가운데, 용왕산 서쪽에 있었던 마을’로 내목동이라고도 불렸던 이곳은 1970년부터 거주해온 주민 문모 씨에 따르면 당시 주변에 논, 밭, 산밖에 없어 비만 오면 침수가 잘 됐다고 한다. 그래서 목동 주민들 사이에는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라는 익살맞은 속담까지 생겼다. 현재 목3동 보건지소가 있는 곳까지를 ‘윗나말’, 농협까지를 ‘아랫나말’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정겨운 지명인 ‘나말’은 90년대 목3동 어르신시설 이름인 ‘나말노인정’에 안착해 지금까지 사용될 정도로 구민 곁을 오래도록 지켜왔다.


양천현 전체에서도 가장 컸던 마을인 ‘은행정’은 신정산 동북쪽에 위치, 마을에 은행나무 정자가 있었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신정동 주민에 따르면 은행정은 드넓고 비옥한 논이 있어 유독 살기 좋아 150여 가구가 살 정도로 매우 복작복작한 마을이었다고 한다. 당시 인근 다른 마을 인구가 10~20가구 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큰 규모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양천구는 구민이 직접 수집한 역사적 기록물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선보이는 ‘양천은 기록중’ 전시회를 열고, 내년 12월 29일까지 양천문화회관 기록전시실에서 각양각색의 다채로운 양천의 모습을 펼쳐놓는다.


이번 전시회는 구민기록활동가 17인이 6개월간 직접 발로 뛰고 발굴한 825건의 기록물 중 엄선된 작품으로 구성됐다. 특히 주민의 눈으로만 발굴할 수 있는, 대체될 수 없는 지역 고유의 역사와 추억, 소소한 이야기 등을 기록화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시 주제는 ▲지역별로 남아있는 옛 지명 찾기 ▲꿈을 꾸는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1단지 이야기 ▲한 집에 오래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신월6동 재개발 전후 모습 ▲학교 앞 문방구를 추억하며 ▲커피아저씨 김재근 등 총 6개로, 양천구만의 정체성을 확립할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시회에서는 신정동의 옛이름인 신트리(새터), 넘언들(넓은들, 댓골)과 신월동 곰달래 지명의 유래인 ‘고음월(古音月)’에 대한 흔적에서부터, 유년시절 한 켠의 추억을 담당한 학교 앞 문방구의 변천사와 문방구에 얽힌 세대별 기억까지 만나볼 수 있다.


아울러 양천구에 터를 잡고 한 곳에서 3~40년간 자리를 지키며 정감 있는 골목길 풍경을 유지해 온 구민들의 이야기도 감상할 수 있으니 기대해봄 직하다.


전시회는 12월 19일부터 약 1년간 양천문화회관 기록전시실(지하 1층)에서 진행된다. 구는 이번 전시회와 더불어 마을기록활동집 발간을 병행해 구민과 공유할 계획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이번 ‘양천은 기록중’ 전시회에는 양천구를 사랑하는 마음과 진심을 담아 기록을 직접 발굴한 구민기록활동가들의 여정이 고스란히 녹아있으니 많이 방문해주시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내실 있는 기록화 사업을 추진해 새로운 양천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발판으로 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