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군부대 PX 까지..

"월급을 초과해 물건을 샀다"

얼마 전 회사원 유모씨(49)에게 전화가 걸려와 충남 논산 육군 훈련소(부대 내 PX) 담당 사병이라며 신분을 밝힌 뒤 논산 훈련소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유씨의 아들 이름을 대며 유 훈련병인“아드님이 PX에서 월급을 초과해 물건을 샀고, 외상값을 갚지 않고 자대로(부대) 가는 바람에 외상값 정산을 못하고 있다”며 “돈 4만6270원 보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자세한 말로“OO은행으로 돈을 부치실 때 ‘XX연대훈(련소)’이라고 예금자명이 뜨니, 보이스피싱 이라고 의심하지 말라”며 “돈을 부칠 때 ‘XX연대 유XX’로 명시해야 본인정산이 가능하다”는 자세한 설명까지 덧붙였다.는 것이다그러한 설명을 들은 유씨는 ‘요즘엔 훈련병도 PX에서 외상으로 사먹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만 하고 별다른 의심 없이 알려준 계좌로 돈을 보냈다.

하지만 지난 9일 훈련을 마친 아들과 3주 만에 통화하다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아들은 “요즘 훈련병들 집으로 전화하여 ‘돈을 보내라’는 보이스피싱이 극성이라고 하더라. 전화가 오더라도 절대로 돈을 보내시면 안된다”며 말했다. 유씨는 “네가 PX에서 뭘 사먹고 외상 했다고 해서 돈을 부쳤다”고 말하자, 아들은 “훈련병이 어떻게 PX에서 외상으로 빵을 사먹느냐”며 말 했다는 것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보이스피싱 사기가 군 부대까지 침투했다.

이러한 사기범들은 훈련병의 신상정보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으며 또 이들은 외부와 전화 통화를 자유롭게 할 수 없는 군인의 신분을 철저히 악용 하였고. 소액을 요구해서 가족들의 의심도 피했다. 이른바 ‘쪼개기’ 피싱이다.

얼마 전 제대한 박모씨(24)의 부모 역시 보이스피싱에 당했다. GOP에 들어가 외부와 연락이 되지 않는 사이 자신을 사칭한 남자가 집으로 전화해 “하루짜리 휴가를 나왔는데 이 근처에서 놀다 들어가려고 한다. 10만원만 보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박씨는 “내 걱정에 돈을 보내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화는 낫지만 화을 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는 군은 전 군의 사병들과 훈련소 등에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현재 논산 육군 훈련소에서는 훈련병들의 집에 일일이 보이스피싱에 주의하라는 편지를 보내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등을 통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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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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