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마음으로 세상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 두 번째 시집 “살만한 세상”을 발간한 현직간부 경찰관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시집을 발간한 주인공은 인천 중부경찰서 이병춘(59ㆍ경정) 경무과장은 22일 '살만한 세상'이란 제목의 시집을 발간하고 오는 25일 인천 하버파크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1977년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경찰에 입문한 그는 1994년 월간 '문학세계'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1996년 첫 시집 '서울에 뜨는 무지개가 보고 싶다'를 낸 뒤 시작 활동을 꾸준히 해오다 15년 만에 두번째 시집을 발간하게 됐다.
오랜만에 시집을 낸 것에 대해 이 과장은 "시라는 것이 석달에 한편 나올 수 있고 일년에 한편 나올 수도 있는 것"이라며 "그동안 속한 단체에서 청탁받거나 각종 잡지에 기고한 시들을 한데 엮어 책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집에는 '5월의 햇살 속으로 가자' '살만한 세상' '청량산에 내가 사오' '난을 노래하다' 등 100여편의 시들이 수록돼 있다.시인 본인이 살아오면서 만났던 소중한 인연들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한 어투로 풀어내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특히 '월미도는 꽃섬이다' '자유공원 '시월의 청량산' 등 인천을 소재로 한 시들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1년 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 주민이 떠나고 없는 피폭현장의 참상을 생생하게 그린 '아! 연평도여'라는 작품도 실렸다.
이 과장은 서울지방경찰청 715전경대장, 인천 연수서 정보보안과장, 인천 남부서 생활안전과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는 와중에도 틈틈이 시를 써왔다.조직 내에서도 '시인 경찰'의 면모를 톡톡히 드러내 경찰 캐릭터 포돌이ㆍ포순이 프로필을 직접 만들고 경찰 친절봉사 교양서 '바른말, 바른 태도'와 경찰 문예지 '문화경찰' 등을 펴내기도 했다.
전업 시인이 되고자 하는 유혹에 휩싸였을 법도 한데 이 과장은 경찰관으로 살아온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고 말한다. "시 쓰는 것을 전업으로 삼으려고 경찰관직을 4번이나 그만두려 한 적도 있었지만 돌아보면 이 직업 때문에 크게 일탈하지 않고 무난하게 살 수 있었던 것 같아 행복합니다"
그동안 문단에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를 쓴다'는 평을 받아온 그는 이번 시집에 수록된 시들도 여기에서 크게 비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세상에는 자신이 미워하는 사람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세상살이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어도 사람을 두루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한층 따뜻한 사회, 살 만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