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바이오에탄올 ‘일석삼조’

아프리카 대륙에서 최초로 연료 생산에뛰어들어

 

남아공, 바이오에탄올 ‘일석삼조’
아프리카 대륙에서 최초로 연료 생산에뛰어들어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대체에너지 개발을 위한 세계 각국의 움직임도 속도를 더하고 있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도 예외는 아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달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최초로 바이오에탄올 연료 생산에 뛰어들었다.

 


 

남아공 ‘에탄올 아프리카 홀딩스’(EAH)는 바이오에탄올 연료 생산 단지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청정연료의 본격 생산에 미국, 브라질 보다는 늦게 뛰어들었지만 내년 후반이면 본격 가동 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돼 남아공의 에너지 환경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건설될 산업 단지는 옥수수에서 에탄올을 추출하는 것으로 현재는 미국이 97%를 생산하고 있다.

 


 

 

 

 

 바이오에탄올 연료는 대개 옥수수, 사탕수수, 밀, 비트 뿌리 등에서 추출된다. 브라질은 작년에 42억 갤론, 미국은 39억 갤런을 생산하는 등 이 두 나라가 전 세계 에탄올의 70%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에 건설될 공장에서는 연간 37만-40만 톤의 옥수수로 에탄올 1.6억 리터, 건조 프로테인 9만 톤, 바이오 디젤 1,500만 톤을 생산하게 된다. 남아공 정부는 2015년까지 8개 단지를 조성, 연간 연료 소비량(110억 리터)의 12.5% 정도를 대체토록 할 예정이다.

 


 

이 산업 단지는 남아공 국토 중간에 위치한 프리스테이트(Free State)주 보타빌이라는 작은 마을에 세워질 예정인데,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옥수수 농사가 강한 지역이다. 현지 농민들도 바이오에탄올 공장 건설을 적극 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모두 여덟 군데의 에탄올 산업 단지 건설을 위한 사업비는 10억 달러 정도다. 본격 가동되면 1기당 연간 9,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남아공 연간 GDP의 0.05%에 해당한다.

 


 

EAH의 주 소유주는 에코필드(34%), 스터링 워터포드(34%), 그리고 400여 옥수수 재배 농가 연합인 그레인 알코올 투자(30%) 등이다. 첫 번째 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원 1억 3,000만 달러는 모건 스탠리 등 국제적인 기업체의 투자로 충당된다.

 


 


 

            유가, 고용, 환경 세 마리 토끼 잡는다

 


 

남아공 정부의 이번 결정은 온실효과에 대한 국제사회의 커져가는 관심과 제재, 치솟는 국제유가, 에탄올 생산 기술의 발달로 인한 비용 감소, 그리고 정부의 최대 관심사 중의 하나인 일자리 창출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바이오에탄올은 배럴당 50달러 정도에 판매될 예정인데, 손익 분기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37달러 때 옥수수의 톤당 가격이 850랜드(130달러), 배럴당 48달러 때 1000랜드(151달러)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남아공의 옥수수 가격은 톤당 800랜드 정도이다. 현재 70달러를 상회하는 원유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남아공 정부가 청정연료 개발을 서두르게 된 것.

 


 

현재 남아공은 액화연료의 36% 정도를 석탄과 가스에서 추출, 충당하고 있다. 바이오에탄올로 10% 정도를 충당한다면 에너지 자급률 46%로 에너지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부는 바이오산업에는 유류세의 30%를 경감해 주는 등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이는 연간 1만명 고용시 지급하는 보조금과 맞먹는 액수다.

 


 

남아공의 현재 기술과 자원을 사용할 경우 에탄올 생산에 리터당 50센트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므로 현재 리터당 1달러인 휘발유 가격과 비교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것이다. 또한 의무적으로 휘발유에 에탄올 10%를 섞어 사용하도록 하는 법안이 10월에 국회를 통과할 예정이어서 연간 4억 달러의 수입대체 효과도 발생한다.

 


 


 

              바이오에탄올, 원유정제보다 고용창출 효과 100배

 

이번 산업 단지 조성으로 한 곳당 3,500개의 일자리를 포함, 만개의 직·간접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별다른 기술 없는 농부들이 최대의 수혜자이다. 공장에 옥수수를 안정적으로 공급, 소득을 올림은 물론 잎, 줄기 등을 활용 가구당 연간 3,000달러의 부수입도 얻게 된다. EAH는 농민들의 옥수수 재배를 장려하기 위해 금융 지원 등을 포함한 농작물 안정화 프로그램을 시행할 방침이다.

 


 

당초 계획대로 8개의 산업 단지가 건설되면 줄잡아도 8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 2014년까지 현재의 실업률(26.5%)을 반으로 줄이겠다는 정부의 계획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최근 한 조사는 바이오에탄올 산업이 원유 정제산업 보다 100배 많은 일자리를 창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산업이 농촌 지역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방 분권화를 추진하는 우리 정부 정책과도 일맥상통 한다.

 


 

현재 4,500만의 인구를 가진 남아공의 자동차 소유 인구는 600만 명이지만 2015년에는 900만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어서 대체 에너지 개발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에 남아공은 유연 휘발유 생산을 금지 시키는 등 환경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바이오에탄올은 보통 휘발유와 비교시 이산화탄소를 60%까지 감소시킬 수 있으며, 석탄에서 추출한 휘발유와 비교할 때도 이산화탄소 방출량이 1/5 수준이다.

 


 


 

옥수수 공급과잉 해소, 농업분야 안정에 기여

 


 

이 공장으로 인해 연간 옥수수 소비량이 증가하면 흑인들의 주식인 pop(옥수수 죽)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버티 스미스 스탠더드 뱅크 농업담당 상무는 현재 남아공은 매년 450만 톤의 옥수수가 과잉 공급되고 있고, 8개 단지에서 연간 소비될 옥수수 양은 250만-300만 톤 정도이므로 오히려 옥수수 값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리스테이트 주지사도 바이오에탄올 산업이 “옥수수의 공급과잉을 완화하고 다양한 옥수수 시장을 창출하며, 옥수수 경작지를 늘리는 등 남아공의 농업경제를 안정화 시킬 것”이라고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중동 정세의 불안, 원유 수요량의 증가 등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지 이미 오래다. 각국의 대체에너지 개발을 거울삼아 우리도 관련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 등을 통해 미래 에너지 개발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노력해야할 시점이다. 

 

                                
                                김현기 주 남아공홍보관(hyunk@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