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총기탈취 사건 경찰의 졸속수사 비난 마땅

"애인에게 자멸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었다" 치밀한 범행

시민을 불안에 떨게 했던 인천 강화도 총기 탈취사건의 범인 조(35세)씨의 범행동기가 우발적 사고라는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17일 오전 10시 조씨가 코란도승용차로 해병대 연대 소속 이재혁병장과 고 박영철상병을 차로 들이 받은 인천 강화군 초지리 해병대 초소인근 도로와 총기를 숨긴 경기 화성군 소재 조씨 작업장 등 5곳에서 현장검증이 열렸다.

 


 

검은 모자를 눌러 쓰고 흰마스크를 착용한 조씨는 초췌한 모습으로 태연하게 범행을 재현은 경찰의 발표와는 달리 치밀한 계획을 엿볼 수 가 있었다

 


 

군 호송차에서 내린 조씨는 코란도승용차에 옮겨 탄뒤 박상병 등을 차량으로 들이 받는 장면과 차에서 내려 총기를 겨눈 이병장과 격투하는 과정에서 개머리판으로 머리를 맞자 이병장을 흉기로 찌르고 땅에 떨어진 총기를 주워 차량 조수석에 싣는 범행 장면을 되풀이했다 또 박상병을 흉기로 찔러 쓰러 뜨린 뒤 탄통을 빼앗아 차량에 싣고 도주하는 장면도 재연했다 

 


 

조씨는 박상병의 쓰러진 위치 등을 묻는 군 수사관들의 질문에 몸짓을 섞여가며 비교적 차분히 대답했으나 간혹 죄의식 때문인지 얼굴을 들지 못했다 이날 현장검증을 지켜본 30여명의 주민들은 탄식과 고함이 이어졌다.

 


 

주민 고현중(38)는 "쓰러져 발버둥치는 병사를 무참히 살해한 조씨의 행동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이라며 재판없이 법정 최고형을 내려야 한다"며 분개.

 


 

또 주민 홍모씨(54세 여)도 "박 상병이 초소근무를 위해 식당 앞을 지날때마다 마주친 주민들에게 방긋 웃으며 인사를 잘했다 며 그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경찰의 발표와는 달리 군 수사본부는 "우울증도 범행에 한 원인이지만 10년간 사귀 여자친구와 헤어진 것이 범행의 직접 원인 이라"고 밝혔다.

 


 

조씨는 군 진술에서 "결혼을 전제로 10년간 사귄 여자친구와 지난 9월 헤어진 직후 깜짝 놀랄만한 사건을 일으켜 나의 자멸모습을 보여줘 여자친구에게 심리적 고통을 안겨주기 위해 범행을 계획했다"고 밝혀 이번 사건을 치밀하게 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 조씨는 범행 2주전부터 범행 현장을 수시로 답사했으며 범행 당일인 지난 6일에는 범행 40분전인 오후 5시에 현장에 도착해 병사들이 오기를 기다린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에 사용했던 흉기도 지난 9월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조씨는 낚시와 승용차동호회 활동으로 강화도를 자주 찾아으며 이 과정에서 초소 주변이 인적이 드물고 초소 근무자들이 총기를 소유한 것을 목격해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듯 범인 조씨의 범행전반에 걸쳐 드러나는 치밀한 계획을 단순 우을증 등으로 인한 우발적 사고라는 경찰수사결과 발표에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은 경찰의 졸속수사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