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돌린 119 전화!

소방관련 활동에 필요한 전화는 24.9%밖에

 

오늘도 어김없이 119종합상활실에는 전화벨이 쉴 새 없이 울린다. 아무래도 긴급 상황을 위해 존재하는 119이고, 누구나 쉽게 이용하고 무료통화다보니 전화가 자주 오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걸려오는 모든 전화가 정말 긴급하게 필요를 요하는 전화는 아니다.

 


 

 일단 119로 걸려오는 모든 전화는 유선이든 휴대전화든 자동위치 추적서비스가 시작된다. 그 자동위치 추적서비스로 발신자의 위치가 종합상황실 화면에 정확지점 또는 유사지점으로 표시가 된다. 이 서비스로 화재나 구급 등 긴급 상황 발생시 신속하게 출동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119로 걸려오는 모든 전화가 화재, 재난 등에 신속한 대응을 위한 전화라는 전제하에 실시되지만 실제로 소방관련 활동에 필요한 전화는 24.9%밖에 안 된다고 한다. 나머지 75.1%는 무응답이나 번호를 잘못 누르는 실수, 단순 민원업무, 만취자의 신세한탄, 장난전화 등 잘못된 신고이다.

 


 

 여기서 문제는 119로 접수되는 모든 전화는 자동으로 위치조회가 되면서 유선전화는 1건당 44원, 이동전화는 1건당 33원의 이용료가 부과된다는 점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119가 무료라는 것만 알고 이런 내용을 잘 알지 못할 것이다. 설령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도 당사자 주머니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도 개의치 않다는 것이다.

 


 

 소방방재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자동위치 추적서비스로 통신사에 2억5700만원의 이용료를 지출됐다. 유선전화의 경우 지난 1998년부터 휴대전화는 2004년부터 자동위치정보시스템을 도입한 점을 감안하면 소방활동과 관계없는 전화로 인해 낭비된 행정비용은 상당할 것으로 추산된다.

 

 행정비용 낭비를 줄이기 위해 ‘실수에 의한 연결’이나 ‘무응답’만이라도 발신자의 위치정보를 자동으로 추적하는 현행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이것보다 우선 개선돼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국민들의 인식전환이다! 119에 신고하는 것은 당장 자기 돈은 안 들지만 다 국민세금으로 내는 것이므로 결국 본인 돈이 들어간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인식전환이 단번에 이루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속담이 있듯이 국민들에게 잘못된 119신고로 낭비되는 행정비용에 대해 홍보하고 이해시키면 언젠가는 낭비되는 세금이 크게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위급한 생명을 다루는 119전화에 불필요한 신고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은 금전적인 손실일 뿐 아니라 소방인력낭비로 인해 보이지 않는 더 큰 손실이 야기된다. 유관기관과의 원활한 업무협의를 통해 더 이상 불필요한 곳에 국민들의 세금과 소방인력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모두가 적극적으로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평소방서 갈산119안전센터 소방사 김종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