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연대] 영암군이 (사)한국남생이보호협회 영암지부, 월출산도갑사 등과 함께 지역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 특별한 20개의 생명을 자연으로 돌려보낸다.
‘제20회 도선국사 문화예술제’의 하나로 27일 도갑사 옥룡교 밑 하천에서 지역 처음으로 ‘천연기념물 남생이 방생(放生)’ 행사를 마련한 것.
지역 생태계 복원을 상징하는 이번 방생은, 사람은 산천을 보살피고, 산천은 사람을 돕는 상생과 상보적 관계로 보는 도선국사의 ‘산천비보설(山川裨補說)’을 큰 틀에서 계승하는 활동이어서 주목된다.
남생이는 우리나라 하천·강·호수 등을 서식지 삼아 물과 뭍을 오가며 생태계 균형을 조절해 온 대표 토종 민물거북이다.
국립공원월출산을 대표하는 개체이자 생태계 회복 개척 생물을 일컫는 ‘깃대종(flagship species)’으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남획, 서식지 파괴 등으로 개체수가 급감해 멸종위기를 맞았고, 천연기념물 453호,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특히, 1980~90년대에는 식용, 애완용, 종교행사 등으로 붉은귀거북 등 외래종이 유입돼 생태계를 위협했고, 남생이와 유전적 교란 가능성도 있어서 우려를 낳았다.
이번에 방생될 남생이들은 국가유산청의 천연기념물 현상변경신청을 마친 개체들로, 충남 천안의 (사)한국남생이보호협회에서 보내준 생명들이다.
이 중에는 최근 영암 저수지·늪지 범람으로 서식지에서 이탈·구조된 뒤 협회에서 피부병 치료 등을 받은 6마리의 남생이도 포함돼 있다.
지난달 27일 영암군은 협회와 협약식을 열어 서식지로 적합한 도갑사 주변에 남생이를 방사하기로 약속했고, 방사 이후에는 지속적 모니터링으로 개체들의 생태와 건강도 살피기로 했다.
오용진 (사)한국남생이보호협회 영암지부장은 “어릴 적 저수지에서 수영할 때도 보고, 마을 논에서도 1~2마리씩 보이던 남생이가 어느 순간 자취를 감췄다”며 “토종 남생이 방사는 생태계를 교란하지 않으면서 자연도 건강하게 회복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활동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아울러 요즘 영암 전역에서 꾸준히 남생이가 발견되고 있다고 알리며 친환경 농법 등의 영향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월출산도갑사 주지 수관스님도 “모든 생명은 연결돼 있고, 무수한 전생의 인연이 쌓여 이번에 많은 사람들이 남생이와 만날 수 있게 됐다.
방생에서 헤어짐이 불법(佛法)의 바다에서 또 다른 만남으로 이어질 것이고, 거기서 함께 부처가 되자”고 축원했다.
민선 8기 달빛생태도시를 표방해 온 영암군은, ‘영암 남생이 마케팅 종합계획’을 세우고, 남생이와 달토끼, 월출산으로 구성된 캐릭터를 제작해 군정 전반에 걸쳐 활용하고 있다.
나아가 2027년 영암읍 건립을 목표로 생태공원, 생태학습장, 야외교육장 등으로 구성된 ‘남생이 생물자원 보전시설’ 조성도 준비 중이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달빛생태도시의 상징이자 월출산국립공원 깃대종인 남생이를 많은 분들의 환영 속에서 함께 자연으로 돌려보내면 좋겠다. 도선국사의 뜻을 받들고, 지역 생태계도 살리는 생명의 장에 관심과 참여 바란다”고 전했다.
(사)한국남생이보호협회 영암군지부는 이번 행사 이후에도 영암군민과 학생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는 방사 행사와 하천 정화 활동 등으로 남생이 보존과 지역 생태계 복원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