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연대]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온라인 강의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서울의 대표 교육사다리 ‘서울런(Seoul Learn)’이 ‘학습지원’을 넘어 ‘진로 지원’과 ‘취업 역량’까지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한다.
‘서울런’ 출범 5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서울시가 진로·취업콘텐츠 확장, AI 시스템 도입, 학습 기반 강화, 지원대상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서울런 3.0 추진계획'을 14일 내놓았다.
‘서울런 3.0’은 입시 강좌는 물론 진로탐색, 예체능, 이공계 인재 양성 등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시대 변화를 반영한 ‘AI 진로 진학 코치’ 시스템을 도입한다. 또 온라인을 넘어 서울 시내 대학교와 취업지원기관 등에도 강좌를 신설해 학습기반 강화에도 힘쓴다.
서울런은 서울시가 2021년 출범시킨 대표 교육복지 정책으로, 온라인 강의와 1대1 멘토링을 통해 학습 격차를 줄여 취약계층 청소년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진학·진로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현재 서울런 이용자는 3만 6천여 명(누적)으로 출범 당시 9천여 명 대비 4배 늘었고, 참여 가구의 52.4%가 사교육비 부담이 줄었다고 답하는 등 성과가 확인되고 있다. 또 서울런 이용 학생 중 올해 대학 합격자는 전년 대비 100명 늘어난 782명(총 1,154명 응시, 합격률 67.8%)으로 조사됐다.
시는 이번에 발표한 ‘서울런 3.0’의 핵심은 ‘성적 향상 중심 학습 플랫폼’에서 ‘생애 설계·역량 강화 중심 성장 플랫폼’으로의 업그레이드에 있다고 밝혔다.
첫째, 입시 위주 학습지원을 넘어 진로·적성탐색과 취업역량 강화를 위한 강좌와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운영한다. 대학 입학부터 사회 진출까지 이어지는 지원 체계를 촘촘히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초등학생부터 청년까지 500명을 대상으로 ‘진로캠퍼스’를 운영한다. 로봇엔지니어·바이오·뷰티·항공승무 등 실제 직업과 유망산업이 연계된 체험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서울시립대·명지전문대 등 대학과 청소년특화시설(미래진로센터·미디어센터 등),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등 15개 기관에서 운영된다. 과정은 초등학생 적성 찾기(로봇·드론 등), 중등 진로탐색(코딩·AI·음악콘텐츠 등), 고등 진로심화(뷰티·미디어 등), 고등 이상 취업연계(항공승무원·반도체 등), 총 4개 단계로 이뤄진다.
서울 소재 대학(국민대)과 협력해 음악·미술·무용 등 예체능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실기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예체능 클래스’도 운영된다. 시는 우선 중학교 2학년~고등학교 1학년 100명을 대상으로 방학 기간을 활용해 재능 탐색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사회 진출을 앞둔 청소년을 위한 진로 선택 지원 프로그램도 신설했다. 현직 변호사, 엔지니어, 의사, 개발자 등 다양한 전문직 종사자가 참여하는 ‘사회인 직무 멘토단’을 구성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월 1회 직무 멘토링을 지원한다. 아울러 대학생의 발표·스피치 기술과 협업, 갈등관리 등 사회 진출 준비와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돕는 ‘커뮤니케이션 특강(100명 대상)’도 제공할 예정이다.
둘째, 참여자의 성향·적성·학습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맞춤형 상담과 진로탐색은 물론 학습에도 활용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도입한다.
먼저 고교학점제 도입과 대입 전형 다변화로 입시 전략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2026학년도부터 ‘AI 진로·진학 코치’를 운영해 수시·정시 합격 가능성 예측과 희망 대학별 학생부 평가 가이드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서울런 학습시 영어 단어장·유사 시험문제 제작, AI 질의·응답, 이미지·영상 생성 등 자동화된 학습 보조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챗GPT, 제미나이(Gemini) 등 ‘생성형 AI’ 서비스도 제공한다. 생성형 AI 서비스 지원은 내년 3월부터 고등학생 이상 서울런 회원 2천 명을 대상으로 시범 제공하고 멘토 학습지도 영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클래스101 등과 협력해 초지능화 시대에 필요한 기초 소양과 실습을 돕는 ‘AI 리터러시 전문강좌’ 6천여 개 등 AI 스킬 업을 위한 학습콘텐츠도 제공한다. 초등학생에게는 온라인 코딩 스쿨, 중등 이상에는 코딩 자격증 및 프로그래밍 언어 분야, 대학생 이상에는 앱 개발 등 연령대별 맞춤형 콘텐츠를 지원할 예정이다.
중·고교생 서울런 회원 60명을 선발해 과학·AI 분야 심화 교육과 진로·취업 연계를 지원하는 ‘AI 핵심 인재 양성 사업단’ 운영에도 들어간다. 한양대 등 대학·연구기관, 기업과 연계한 실습형 프로그램 운영으로 첨단과학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미래 인재를 길러낸다.
셋째, 초등학생 영어교육은 물론 이공계 대학 신입생들의 빠른 적응을 돕는 프리스쿨부터 학부모 교육까지 공백 없는 교육을 위한 특별과정도 신설·운영한다.
먼저 공교육 영어 학습 공백이 있는 초등 1~2학년 12만 명을 대상으로 아동 발달 단계와 국제 언어 기준(CEFR)·국가 교육과정과의 연계성을 고려한 ‘맞춤형 영어 학습 콘텐츠’를 제공한다. 서울시평생학습포털 내 ‘아동 전용’ 영어학습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하게 되며, 시는 학습에 스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워크북과 가이드북도 제공(온라인)할 예정이다.
내달부터 ‘서울형 영어교육 모델’을 마련하기 위한 시범 사업도 들어간다. 서울 소재 지역아동센터 초등 1~2학년 100여 명을 대상으로 영어학습콘텐츠를 제공하고 자기주도학습과 코칭을 병행, 학습 전·후 학습효과 평가를 통해 연령 및 수준별 영어 학습모델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공계 분야 학과에 진학한 대학생들이 전공 학습의 기초를 다지고 대학 생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고려대 등과 협력해 ‘신입생 프리스쿨반’을 운영해 정규 교육과정과 연계한 기초 학업 역량도 끌어올려 준다.
온라인 중심으로 운영되던 서울런 학습 공간은 오프라인으로 확장된다. 서울시민대학·50플러스캠퍼스·사이버대학 등 서울 시내 30여 곳을 활용해 대규모 특강, 진로교육, 소모임 등 프로그램을 학생부터 학부모까지 맞춤형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더 많은 학생이 서울런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 대상은 늘리고 멘토링 등 서비스는 확대해 더 다양한 기회와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이번 개편에서 서울런 지원 대상을 기존 중위소득 60% 이하에서 80% 이하까지로 확대하고 다자녀가구, 국가보훈대상 손자녀, 지역아동센터 청소년까지 포함키로 했다. 이로써 서울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학생은 약 12만 명에서 17만 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민간 후원(함께하는 사랑밭·농협은행 서울본부·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중위소득 100% 이하 다자녀가구(3자녀 이상) 800명, 지역아동센터 5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이며 사회보장제도 변경 협의가 완료되면 본 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멘토 1명에게 한 과목만 받을 수 있었던 멘토링도 앞으로는 멘티가 원할 경우 최대 두 과목, 여기에 정서 지지 멘토링까지 더해 여러 명의 멘토와 함께 학습할 수 있게 된다. 또 멘티에서 멘토로 성장한 ‘선순환 멘토’에게는 장학금과 대외활동 경험 등 기회도 제공한다. 그밖에 퇴직 교사·강사가 참여하는 시니어 멘토링, 독서·논술 지도, 실시간 맞춤형 멘토링 등 다양한 선택지와 우수 멘티 대상 논술전형 준비를 위한 지원도 별도로 마련된다.
한편 교육사다리 서울런은 충청북도, 강원 평창군, 경기 김포시, 인천시, 강원 태백시, 예천군 등 현재까지 6개의 지자체가 공동 활용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전국 확산의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교육은 누구나 공정한 출발선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시작한 서울런이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 대표 교육사다리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며 “서울런을 성적을 올려주던 학습플랫폼에서 나아가 인생을 설계하고 역량을 키우는 꿈과 성장의 플랫폼으로 확장시켜 기회와 희망을 계속 제공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